이전 글에서 게임을 끊는 방법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봤습니다. 이 글에서 나온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게임사는 여러분을 끌어들이기 위해 밤낮으로 일합니다.
- 게임을 끊으려면 게임에 완전히 몰입해야 합니다.
- 게임을 대체할 새로운 활동을 찾아야 합니다.
위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시면 좀 더 자세한 설명이 나옵니다. 이번에 포스팅할 글은 RPG 게임을 끊는 방법입니다. RPG 게임은 어떤 형식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그 연을 잘라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아봅시다.
RPG 게임의 문제점
RPG게임은 Role Playing Game이라는 뜻으로 '육성'이 중점이 되는 게임입니다. 게임메카의 순위를 보면 10위 내 게임 중 4개(메이플, 던전 앤 파이터, 로스트 아크, 아이온)가 RPG에 속하죠. FIFA 게임 또한 선수를 육성하는 데 있어 부분적으로 RPG 분류에 포함이 됩니다.
RPG 게임을 건강하게 즐긴다면 길드와 같은 모임에서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경쟁전과 달리 서로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닌 협동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기에 사람간의 소통이 중요한 편이지요. 또한 언제든지 접속을 할 수 있고, 중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실 생활에도 방해가 적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경쟁형 게임(오버워치 및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경우 한판이 시작되면 끝날 때까지 다른 일을 처리할 수 없죠. 간단한 전화 조자 힘들 지경이죠. 그러나 RPG형 게임은 이러한 제약에서 많이 자유롭습니다.
그러나 이런 RPG 게임에 중독된다면 어떤일이 일어날까요? 먼저, 경쟁형 게임에 비해 현금을 많이 씁니다. 투자를 하면 캐릭터가 강해지는 특성 상, 게임 캐릭터에 많은 자원을 쏟게 됩니다. 그리고 현금을 쓰면 안 쓰는 것보다 훨씬 빨리 성장하고, 한정 판매와 같은 상품이 많이 등장해 지갑을 열게 하지요.
또한 하루도 빠짐없이 게임을 하게 됩니다. 경쟁형 게임은 한 번에 몇 시간씩 하는데 반해, RPG 게임은 꾸준히 매일매일 접속하도록 유도하죠. 이러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게 바로 "일일 퀘스트"의 존재입니다. 대부분 온라인 RPG는 매일 일정량의 활동을 하면 그에 맞는 보상을 주도록 설계되어 있지요. 대체로 일일 퀘스트를 안 깨고 3시간 하는 것보다 30분간 일일 퀘스트를 하는 것이 더 큰 보상을 줍니다. 마치 출석체크와 같은 존재죠.
RPG 게임은 어떻게 우리를 유혹하는가?
먼저 오프라인형 RPG 게임을 보죠. 파이널 판타지, 포켓몬스터, 젤다의 전설 등 우리에게 친숙한 게임이 그 예입니다. 이러한 게임의 경우 며칠 동안 접속을 안 해도 플레이어에게 손해가 없지요. 또한 이러한 게임은 엔딩이 존재해서 중독될 가능성이 매우 낮습니다. 아무리 재미난 영화라도 여러 번 보면 질리듯, 명작 반열에 오른 RPG 게임도 이러한 특성을 갖습니다.
반면 문제가 되는 건 온라인 RPG 게임입니다. 게임 중독으로 인해 돈 문제에 시달릴 경우 온라인 RPG 게임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떻게 온라인 RPG 게임이 우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할까요?
먼저 앞서 말했다시피 '일일 퀘스트'의 존재가 큽니다.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도 하루 결석을 한다면 무슨 짓을 하든 그 결석을 채울 수 없습니다. 결석을 안 하는 방법은 오로지 학교에 등교하는 방법뿐입니다. 대학교에 다닐 때를 생각하면 시험성적 다음으로 출석이 가장 중요했습니다. 일정량의 출석을 못한다면 아예 F학점으로 처리해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온라인 RPG 게임도 이러한 특성을 이용했습니다. 매일 과제가 있고, 빼먹는 날에는 그만큼 손해를 보는 식으로 말이죠. 거의 모든 게임의 일일 퀘스트는 보상이 매우 좋아서 접속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나무 위키에도 나와 있듯이 대부분의 게임사가 유저를 잡아두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지요.
두 번째는 한정 패키지의 존재입니다. 온라인 RPG를 보면 수능 이후, 설날 및 추석, 여름방학 및 겨울방학에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벤트에서는 빠지지 않고 한정 패키지가 등장합니다. 해당 기간에만 구매가 가능하고 이후에는 구하기 힘든 형태지요.
이런 상품의 특징은 상시 판매하는 상품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는 점입니다. 소위 커뮤니티를 보면 '혜자 패키지'라고 언급하고 있죠. 분명 상시 판매 패키지에 비해 효율이 좋다는 건 맞지만, 냉정히 바라본다면 그저 데이터 조각일 뿐입니다. 이러한 패키지를 많이 살수록 게임을 떠나기는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그 동한 투자해온 한정 템이 아깝기 때문이죠.
마지막은 바로 길드입니다. 길드는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인 집단으로 게임을 학교로 비유하면 길드는 학급(반)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길드는 게임마다 기사단, 모임, 클랜, 팀 등 다른 이름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길드의 경우 많은 사람이 참여할수록 보상이 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렇기에 길드장은 길드원 간 지켜야 할 규칙을 공지합니다. 미접속 3일 이하, OO콘텐츠 필참, OO 참여 권장과 같은 내용으로 말이죠. 높은 길드일수록 보상도 크며 규칙 또한 더 빡빡합니다.
이러한 길드에 들어간다면 유저들은 강퇴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게임을 열심히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퇴당하는걸 극도로 꺼려합니다. 과거 '크레이지 아케이드'라는 게임에서는 강퇴 반사라는 아이템을 캐시로 판매하기도 했죠.
지금까지 설명한 시스템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일일 퀘스트
- 한정 패키지
- 길드 시스템
이 외에도 유저들을 유지하기 위한 RPG 게임의 시스템이 존재하지만, 제 경우 이 세 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봅니다. 그리고 게임을 끊는 해결책도 이 세 가지 시스템을 안다면 성공하기 쉽습니다.
게임이 아닌 현생을 위한 공략
이제 게임이 어떻게 우리를 유혹하는지 알았으니 하나씩 공략해볼 차례입니다. 이렇게 적을 파악하면 게임을 끊는 게 놀라울 정도로 쉬워집니다.
일일 퀘를 내려놓자
이전 글의 영상에서 나쁜 습관을 끊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호기심을 가지고 내려놓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했죠. 우리는 여기서 일일 퀘스트를 조금씩 내려놓을 것입니다.
대부분 RPG 게임의 일일 퀘스트는 다 마쳤을 때 보상이 큽니다. 100% 완료했을 때 보상을 다 받는다면, 90%만 완료할 경우 전체 보상의 50~60% 정도만 받을 수 있죠.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일일 퀘스트를 전부 완료하려 합니다.
일일 퀘스트를 아직 안한 상태라면, 플레이어들은 일일 보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 게임에 접속합니다. 그리고 접속한 김에 모든 일일퀘스트를 완료하려 하죠. 일일퀘스트 90%에서 100%로 가는데 큰 노력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일일퀘스트를 완료하지 않는 걸 목표로 하면 됩니다. 일부로 보상을 전부 받지 않고 게임을 끄는 것이지요. 일일 퀘를 50%만 해도 되고, 한 개만 빠뜨려도 됩니다. 전부 완료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그 과정을 딱 3일만 해보시고 기분을 느껴보세요. 아마 처음엔 보상을 못 받은 게 아쉽겠지만, 3일이 지나면 그 생각은 달라질 겁니다.
사람들은 뭔가 하려 할 때 늦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명언 중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다'라는 말이 있지만, 인간의 본능은 늦었다고 생각하면 그냥 포기하게 됩니다. 일일 퀘를 일부로 안 하는 건 바로 이 본성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3일 동안 완료하지 못한 일일 퀘스트는 무슨 짓을 해도 채울 수 없습니다. 그만큼 다른 유저보다 성장이 늦어져 이미 뒤처진 셈이지요. 이렇게 일일 퀘스트를 못한 이후, 플레이어의 심리는 '어떻게든 이 손해를 메꾸자'라기 보단 '그냥 귀찮은데 포기하자'라고 옮겨갑니다. 일일 퀘스트가 RPG 게임의 큰 비중을 차지한 만큼 게임을 끊는 방법 중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중고거래의 활성화
게임을 끊는데 갑자기 중고거래가 왜 나올까요? 만약 현질을 많이 했다면 이 방법이 가장 효율이 좋기 때문이죠. 게임 아이템을 파는 게 주요 전략이지만, 이 일을 하기 전에 먼저 중고거래를 해보는 겁니다. 게임 아이템이 아닌 자신이 안 쓰는 물건을 중고로 파는 것이지요.
여기서 핵심은 평균 중고가보다 좀 더 싸게 올리는 것이지요. 빠르게 물건을 처리할 수 있고, 좋은 거래를 할 경우가 높아지기 때문이죠. 직거래가 불편하시다면, 택배 받을 때 오는 뽁뽁이와 상자를 모아서 택배거래를 해도 됩니다.
중고거래의 경우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습니다. 안 쓰는 물건을 팔 경우 그만큼 방이 깨끗해지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적어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물건을 두세 개 더 팔게 되고,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물건을 팔게 되는 셈이지요.
게임 아이템을 먼저 팔지 않는 이유는 게임아이템의 가치가 높을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현질을 많이 한 유저라면 몇십만, 몇백만 수준으로 게임에 투자했죠. 처음부터 이런 큰 규모의 거래를 할 경우 실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내에서는 이러한 게임아이템을 거래하는 사이트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이템매니아가 존재하며, 아이티팜과 같은 신흥 웹사이트도 있죠. 대체로 판매자 쪽에서는 사기를 당한 일이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비싸게 산 물품을 싸게 파는 게 꺼려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투자할 여러분의 시간과 에너지를 생각하면 파는게 무조건 이득입니다. 또한 한정상품을 판매할 경우 기존보다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지요.
아직 팔 준비가 덜 되었다면, 안 쓰는 템이나 계정 내 일부분만 팔아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게임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으며 실제 자신의 삶에 더 투자하게 됩니다.
길드를 낮추자
만약 여러분이 보상이 좋은 길드에 들어가 있다면, 길드 규칙을 지키기 위해 매일 열심히 활동할 것입니다. 좋은 길드일수록 길드원이 활발하고, 더 많은 의무가 주어지기 때문이죠.
사람은 본능상 공동체 생활을 중시합니다.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지 않으려 노력하며, 공동체에서 쫓겨나는걸 두려워하죠. 이러한 특성은 게임에 그대로 반영이 되고, 길드라는 공동체에 머물기 위해 애를 쓰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 길드를 탈퇴하시면 됩니다. 보상을 받아야 할 게 있다면, 그 보상만 받고 탈퇴하세요. 그리고 좀 더 규칙이 느슨한 곳으로 옮기세요. 이전 길드가 매일 출석이 필수였다면 3일에 한 번인 길드로, 콘텐츠 3개가 필수였다면 0~2개 수준만 해도 되는 길드로 말이죠.
여러분 길드에 게임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다면 여러분도 그렇게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길드에 게임을 덜하고 현생에 집중하는 사람이 많다면 여러분 또한 그렇게 될 것입니다. 자신의 의지보다 주변 사람들에게 맞춰가는 게 인간의 본성이며, 이를 이용한다면 게임을 끊기 더 수월해질 것입니다.
- 일일 퀘스트를 조금씩 포기하자
- 게임 아이템을 팔아보자
- 길드 규칙이 더 느슨한 곳으로 옮기자
이렇게 세 가지가 RPG 게임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방법입니다. 물론 더 좋은 방법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다면 이 세 가지를 먼저 실천해보세요.
글을 마치며
온라인 RPG 게임을 하면서 일일 퀘스트, 한정 패키지, 길드 시스템은 반드시 존재했습니다. 없는 게임은 금방 서비스 종료를 했죠. 그만큼 게임사는 이 시스템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많은 유저들을 게임에 머무르게 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이 시스템을 전부 알아차리고 그에 맞는 공략을 담았습니다. 이렇게 게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스스로 호기심을 가지고 분석한다면, 놀랍도록 게임을 끊는 게 쉽다고 느껴질 것입니다.
여기까지 온라인 RPG 게임을 끊는 방법을 소개했습니다. 실천하기도 쉬우며, 반드시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제 게임에 투자한 시간을 여러분을 위해 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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