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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행복을 향한 두 남자의 대화. <미움받을 용기>

by 민벗 2022.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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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이란 밑 빠진 독과 같다. 아무리 채워도 그 순간만 만족할 뿐, 또다시 불행이 찾아온다. 진정한 행복을 느끼려면 밑을 막아야 한다. 이 연극에서 그 방법을 찾아라.

 

 책을 잘 모르던 사람이라도, '미움받을 용기'를 아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만큼 독서 입문서로 많이 추천되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다른 입문서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인문학 한 분야의 대부분을 설명한다는 것이다.

 

 독서를 입문한다면 처음에는 쉬운 책을 본다. 대다수 입문서는 내용이 쉽게 써져 있지만, 한 학문을 전부 다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런 책은 저자의 경험이 대부분이고, 인용을 위해 학문의 일부만을 가져온다.

 

 이렇듯 쉽게 쓰여진 책은 읽기 쉽지만, 삶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부분은 미미하다. 반대로 한 학문을 전부 설명한 책이라면 50쪽도 못 읽고 자는 경우가 많다. 주식의 대가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 전쟁론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손자병법'과 같은 책이 그 예시다.

 

 이런 저서를 읽다보면 실제 저자가 내 앞에서 강의해줬으면 한다. 책을 읽는 것보다 직접 보고 듣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우니까. 그러한 소망을 이 책에서 이뤄냈다.

 


 

연극의 시작

 이 책은 다른 서적과 달리 연극 형식의 자기 계발서다. 첫 챕터를 펴는 순간 청년과 철학자의 대화로 이 무대가 시작된다. 독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말이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여기서 나오는 청년이 자신과 같음을 느낄 것이다. 물론 이 책의 청년은 공격적으로 철학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청년이 경솔하다 느낄 수도 있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질문을 대신해주고 있다.

 

 책 페이지를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호기심이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내용에 대한 질문을 생각해야한다. 하지만 이 책은 연극 형식으로 시작하며, 이 행동을 청년이라는 존재가 대신해주고 있다. 책을 읽을 때 가장 힘든 부분을 해결한 셈이다. 이와 같은 부분은 스스로 생각할 힘을 줄이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입문 서적에 있어 크나큰 장점이다.

 

 독자는 이 청년과 함께 질문을 하며 아들러의 심리학의 대부분을 배우게 된다. 일반적인 인문학 책이라면 이루기 어려운 업적을 청년이라는 존재를 만듦으로써 해결한 셈이다.

 

말을 강가로 데려가는 것

 당신이 만약 목 마른 말을 발견한다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무시할 수도 있고, 직접 물을 떠다 줄 수도 있다. 말의 눈앞에서 물을 마시며 약 올릴 수도 있고, 물 하나 혼자 못 찾아 마시는 말을 보며 욕을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철학자의 답은 말을 강가로 인도하는 것이다. 그저 물이 보이는 곳에 말을 데려감으로써 당신의 과제는 완료됬다. 말이 물을 마실지 말지는 말의 과제다. 말의 과제에 개입하는 것은 아들러의 가르침에 어긋난다.

 

 '말을 강가로 데려가는 것'. 이 행동 하나에 대한 생각을 풀어도, 아들러의 심리학의 반은 이해한 셈이다. 주요 주제인 '과제의 분리', '타자 공헌'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타자 공헌을 위해선, 내 과제를 해결하며 타인의 과제에는 개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자가수용, 타자 신뢰 같은 개념이 나오지만 타자 공헌만큼 감명 깊진 않았다. 하지만 다독을 하다 보면 매 번 다른 개념에 관심이 간다. 첫 회에는 책 제목인 미움받을 용기라는 주제에 끌렸다.

 

 

스테디셀러의 모순

줄거리가 본 책보다 상위 노출이 되어있다.

 이 책은 유명한 만큼 많은 사람들의 추천을 받지만, 검색창을 보면 직접 책을 보는 인원은 적어보인다. 실제로 유튜브에서도 줄거리 요약이 상위 노출이 된다.

 

 아마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독후감을 쓰는 숙제를 받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 미움받을 용기를 읽었다면, 이러한 숙제를 내주는 행위 자체가 책 내용에 위배되는 걸 알 것이다.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은 좋지만, 그걸 읽으라고 남들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 그저 이런 책이 있다고 소개하는 것이 당신의 과제다. 읽을지 말지는 타인의 과제며 절대 개입해선 안된다.

 

 책을 읽고 싶으나 다른 사정이 있어 줄거리만 보는 경우도 있다. 책 내용이 어렵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등 꽤 많은 이유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책을 읽고 싶지 않다'라는 목적론을 이루기 위한 행동일 뿐, 책을 못읽는 원인이 되지 못한다.

 

 위 내용에 반박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반박을 전부 받아줄수 있다. 이 책의 첫 장에서 청년이 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답은 이 책의 첫 장에 담겨있다. 나는 강가의 위치를 알려주었고, 이 물을 마실 건지 말지는 여러분의 선택이다.

 

 물을 마실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도 괜찮다. 갈증이 날 때, 즉 행복하지 않을 때 다시 돌아와서 마시면 된다. 이 블로그 글은 그저 도움을 줄 뿐 타인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타자 공헌에 대해 아직 미숙하지만, 이런 형식으로 생각을 하는게 맞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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